법률고민상담사례

남편에게 속아 가장이혼을 했는데, 이를 무효로 만들고 혼인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민사] 이용관 / 2026년 6월 / 조회 11


Q 저는 9년 전 혼인신고를 마치고 1남 1녀를 두고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사업 실패로 많은 빚을 지게 되었고, 채권자들에게 심하게 시달리자 형편이 나아질 때까지만 이혼한 것으로 꾸미자고 하였습니다. 그 말을 믿고 관할 법원에서 협의이혼의사 확인을 받은 후 이혼신고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그 후 남편은 다른 여자와 혼인신고를 하고는 저와 아이들에게 연락을 끊고 생활비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저를 속이고 이혼을 진행한 것 같아 이를 무효로 만들고 혼인관계를 회복하고 싶은데, 가능한지요? A

이혼의사 부존재 또는 사기를 입증할 수 있다면 ‘이혼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이 유효하려면 부부 사이에 이혼의 합의가 진정으로 성립해야 합니다. 이혼신고가 수리되었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이혼의 합의가 없는 경우, 즉 가장이혼의 경우에는 그 협의이혼은 당연 무효입니다.

그런데 가장이혼의 경우 이혼의 합의가 없다고 볼 것인지에 대해 판례는 변화해 왔습니다. 종전에는 혼인의 파탄 사유 없이 동거를 계속하면서 통모하여 형식으로만 협의이혼 신고를 한 경우, 또는 서자를 적자로 만들기 위해 형식상 이혼신고를 한 경우에도 무효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판례는 “이혼의 효력 발생에 관하여 형식주의를 취하는 법제 하에서는 이혼신고의 법률상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협의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혼신고가 이루어진 이상 이혼의사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으므로 협의이혼은 무효로 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3.6.11.선고 93므171판결).

남편의 감언이설에 속아 이혼신고를 하게 된 경우, 이혼을 취소할 수 있는지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 당시 남편이 귀하를 속이고 다른 여자와 혼인할 의도로 이혼을 진행하였다면 사기가 문제될 수 있으며, 만약 남편이 이혼 후 새로운 여자관계를 이어가다 재혼하게 된 것이라면 사기에 의한 이혼으로 무효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귀하는 이혼의사가 전혀 없었음을 누구나 납득할 만한 충분한 증거로 입증하거나, 이혼 당시 남편이 다른 여자와의 재혼을 위해 이를 숨기고 이혼을 진행하였음을 입증하여 관할 가정법원에 '이혼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입증책임은 소를 제기하는 청구인 측에 있어 철저한 증거 확보가 필요합니다. 증거로는 사업부도, 세금, 채무 증가로 인한 불가피한 이혼 경위가 적힌 각서나 녹취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혼무효 판결이 확정되면 이혼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소급적 무효)과 같아지며, 혼인 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가족관계등록부상 이혼 기록이 말소되고, 부부 간의 부양·동거·협조 의무가 회복되며, 이혼 전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복귀됩니다. 이혼무효 판결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도 효력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재혼도 무효 사유가 될 것입니다.